언론보도

인원 10명 야구부로 대회 우승? 글로벌선진학교의 이유 있는 파란

createGEN_글로벌교육뉴스 access_time2019.04.29 08:39 visibility10751

총 인원이 10명에 불과한 고등학교 야구팀이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는 게 가능할까. 여기 이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현실로 만든 학교가 있다. 경북 문경에 위치한 국제화 대안학교 글로벌선진학교 야구부가 그 주인공이다.

80년대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로 활약했던 정현발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는 글로벌선진학교는 지난 24일 폐막한 제3회 경북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초중고 야구대회서 고등부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지역 내 쟁쟁한 야구명문고들을 제치고 얻은 성과. 곽운용, 김지훈 등 고등부 최우수선수까지 배출했다.

국제화 대안학교로서 영어교육 등 공부하는 학교 이미지가 강한 글로벌선진학교 야구부는 주변 편견을 뛰어넘는 탄탄함을 자랑하며 대회 내내 커다란 이변을 만들었다. 현재 고등학교 주말리그에도 참여, 5할에 가까운 승리를 따내는 등 야구에 있어 한 단계 발전했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무엇보다 총 인원이 10명에 불과하다. 즉, 백업선수는 고사하고 한 팀을 꾸려 경기에 나서는 것 조차 쉽지 않다. 이와 같은 열악한 상황에서 대회에 출전, 우승까지 따낸 것이다. 글로벌선진학교는 야수, 투수 경계 없이 모두가 타자, 모두가 투수인 토탈야구를 표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이끌어 기적의 발판을 만들었다. 선수들을 지도한 정현발 감독도 “정상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인 것은 맞다”며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10명에 불과한 선수들은 오히려 똘똘 뭉쳤고 이는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졌다. 정 감독은 “10명이다보니 집중적으로 개인과외 하듯 훈련을 했다. 그러니 다른 곳보다 빠르게 실력이 늘어날 수 있었다”며 “방향제시가 먼저라고 생각했다. 무조건적인 훈련을 하기보다 어린 친구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어떤 방법적인 면을 확실히 설명해줬고 거기에 맞게 훈련을 하게 만들었는데 이러한 점이 빠른 발전을 이끈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활발한 야구재능 기부에 나서고 있는 김장현씨도 투수 인스트럭터로서 글로벌선진학교 선수들의 투수로서 재능을 도왔다. 모두가 투수가 돼야 하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김장현 인스트럭터는 “그간 투수코치가 없다 보니 선수들 폼이 다 제각각이더라. 그래서 기본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안점을 뒀다. 여기에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한 체력적인 면을 키우는데도 집중했다”며 소수정예 마운드 운용 비결(?)을 전했다.


글로벌선진학교 야구부는 학교 특성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여러 편견에 시달린다. 다만 분명 공부하는 학교 테마가 존재하지만 이는 방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여러 면에서 선수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야구부 훈련 또한 집중적이며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그 성과가 나올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최승민 코치는 “목표는 언제나 전국대회 8강이다. 그런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그라운드에서 후회 없는 시합을 하자고 늘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50년 야구인생서 풀지 못한 답을 여기 이 학생들을 통해 풀어가는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선수들이 지고 있는 경기, 9회말 2사 이후 5점을 따내며 역전승을 만들어내더라.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오랜 이야기를 직접 느끼고 깨달을 수 있었다”며 “선수들이 야구선수로서 꿈을 키워가길 바란다. 프로지명이나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외형적으로 우리학교 야구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매일경제 · 황석조 기자